[시민포커스=윤진성 기자]우리 팀도 청주FC처럼 장기적으로 프로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울산현대와의 '울산더비'를 꿈꿉니다.”

윤균상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 '울산더비'를 치르는 울산시민축구단을 이끄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선수 시절 안양 LG 치타스에서 활약했던 울산시민축구단 윤균상 감독은 23살이란 어린 나이에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어서 울산현대 U-15팀인 현대중학교와 울산대학교에서 코치 생활을 거치고 2019년 울산시민축구단의 창단 감독으로 부임했다. 잠시 대전시티즌에 있었던 1년을 제외하고는 22년 동안 울산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윤균상 감독의 울산 축구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성적뿐만 아니라 지역 축구의 발전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K3리그 18라운드 당진시민축구단 원정경기를 마치고 만난 윤균상 감독은 “울산축구협회에서 우리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나보다 훌륭하고 이름 있는 지도자도 많지만, 나를 선택한 이유는 울산 축구 문화의 변화를 원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면서 “우리 팀은 2021년 지역 축구 명문인 학성고를 U-18 유스팀으로 지정하는 등 유소년 선수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울산 지역이 배출했지만 프로에서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윤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울산시민축구단은 지역 축구 유망주들이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날 당진시민축구단과의 경기에서 멋진 헤더 득점을 기록한 이형경이 대표적인 예시다. 울산현대의 유스팀인 현대중과 현대고를 거친 이형경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울산현대에 입단했으나 팀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곧바로 울산시민축구단으로 임대를 떠났고, 이번 시즌부터 완전이적으로 팀에 합류해 주축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경기 내용에서도 결과보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울산시민축구단의 운영 철학이 드러났다. 이날 경기 울산시민축구단은 전반에 실전 경험이 부족한 3명의 어린 선수(정문성, 박성진, 김도훈)를 선발 출장시켜 43분간 활약하게 했다. 여기에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출장 시간을 주고자 하는 윤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었다. 윤 감독은 “오늘 경기 데뷔한 정문성을 비롯해 금호고 시절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박성진은 경험을 위해 선발 출장시켰다”면서 “전반전에 이 선수들이 성장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줬는데, 낮 경기이고 그라운드 상황이 미끄러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흐름을 반전시켜야 했고 전반 종료 직전 3명의 핵심 선수들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교체 전략은 긍정적인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전반 막판에 교체 투입된 3명의 선수는 후반 득점에 관여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좋은 경기 결과를 모두 챙긴 것이다. 윤 감독은 “교체 투입될 선수들이 전반 종료 직전 5분이라도 그라운드를 밟아 보는 것이 후반전 경기에 도움 되리라 생각해 전반 막판에 교체 투입했다”면서 “교체 투입된 조예찬, 이현성, 구종욱이 측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특히 구종욱은 코로나 이슈로 얼마 전까지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오늘 경기 골까지 기록하며 이를 말끔히 털어낸 것 같다. 오늘 경기 승리를 통해 선수 개인적으로도 팀 전체적으로도 분위기 반전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울산시민축구단은 오늘 경기 전까지 리그 하위권인 13위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당진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사실 우리가 FA컵에서 16강까지 진출하며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고, 선수들의 건강 문제까지 겹치면서 리그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팀이 추구하는 장기적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라면서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해 팀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고 항상 도전하며 성장하는 팀이 되고 싶다. 어제 청주FC가 공식적인 프로화를 선언했지만, 우리 팀도 장기적으로 프로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화가 된다면 울산현대와의 지역 더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울산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며 지역 축구 문화를 바꾸고 싶고, 나아가 어린 선수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구단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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